이준기가 말하는 ‘개늑시’ 후일담

[OSEN=조경이 기자] 배우 이준기(25)는 영화 ‘왕의 남자’의 공길로 스타덤에 올랐다. 그 후 예쁜 남자하면 이준기를 떠올릴 만큼 이준기가 완성해낸 공길은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만큼 ‘이준기=예쁜 남자’라는 굴레도 심했다. 연기력에 대한 논의가 아닌, 예쁜 남자에 갇혀 있었던 이준기.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이준기는 예쁜 남자에서 거친 남자로 변신에 성공했다.

이준기는 ‘개와 늑대의 시간’(이하, 개늑시)에서 어린 시절 마오(최재성)에 의해 어머니를 잃게된다. 후에 국정원 요원 이수현으로 활약하지만 어머니의 복수를 위해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케이(Kay)로 마오의 신임을 받는 수하가 됐다. 하지만 사고로 인해 자신의 본래의 목적을 잃어버리고 비열하고 악날한 케이로 몰입돼 마오의 오른팔 노릇을 하게 된다. 이준기는 수현과 케이를 오가는 다중인격의 연기를 유연하게 해냈다. ‘공길’의 캐릭터 이후 이렇다 할 강한 인상을 주지 못했던 이준기는 연기력 논란을 잠재우고 배우로 거듭났다는 평을 받았다. 이준기가 직접 ‘개늑시’의 후일담을 풀어놨다.

-‘개늑시’에서 국정원 요원 수현과 마오의 오른팔 케이. 극단의 인물을 오갔다. 기억을 잃고난 후 완벽히 케이로 분했을 때는 비열한 웃음과 악랄한 연기가 실감났다. 이준기 한 사람이 다중인격을 표현한 셈이다. 굉장히 힘들었을 듯 하다.

▲24시간 촬영 내내 그 애의 입장을 생각하고 이전의 기억도 완전히 몰랐어야 됐다. 감독님은 ‘네 본능을 느낄 수 있는, 신경을 쓸 수 있는 세포까지 집중하고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했다. 작품 전체에 몰입하려고 애를 썼다. 다른 방법이 없다. 드라마라는 긴 시간 동안 매일같이 연기를 해야 하고 빨리 적응을 해야 하고 계속해서 몰입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개늑시’에서 마오 역을 맡은 최재성과의 카리스마 대결이 불꽃 튀었다. 베테랑 선배 앞에서 그런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부담도 있었을 것 같다.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내공차이는 확연히 보이게 돼 있으니까. 그런데 그 전부터 선배들하고 작업하면서 노하우가 생겼다. 작품에 들어가서는 ‘내 선배가 아니다. 그 사람은 드라마 속 그 캐릭터이고 나랑 동등한 위치에 있는 배우다’라고 계속 마인드 컨트롤 했다. 물론 촬영이 끝나면 선배지만 슛이 들어갈 때는 선후배의 관계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생각 자체가 나의 부족함을 느끼고 비교하게 되니까 되도록 그런 생각은 안 한다.

-김갑수와의 대결구도도 재미있었다.

▲가장 어려웠던 구도로 김갑수 선배와 심리적 대결 구도에 있을 때였다. 김갑수 선배님은 상당히 다양한 부분으로 연기를 뿜어내셔서 그것을 빨리 캐치하지 못하면 제가 밀려버리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10회에서 김갑수 선배를 언더커버 해야 할 때 가장 힘들었지만 유난히 많은 칭찬을 받았던 신이었다. 선배들과의 대결구도를 놓고 볼 때, 미묘한 감정까지 표현하면서 상대의 연기 하나하나까지 반응했어야 했기 때문에 힘든 점이 있었다.

-하루 3시간씩 자면서도 지치지 않은 체력을 보여줘 ‘개늑시’ 스태프들에게 ‘괴물’이라는 불리었다고 들었다.


▲스태프들이 정말 미워했던 배우 1위였다. 배우가 좀 아파야 스태프들도 같이 쉬고 하는데 제가 몰아쳐서 스태프들도 힘들었다. 하지만 극이 끝나고 나서는 뿌듯하다. 제가 연기를 완벽히 해서 그렇다기 보다는 미흡한 점이 있었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들을 보고 시청자 분들도 그것에 후한 점수를 주는 것 같다. 배우로는 미흡하고 완벽할 순 없겠지만 이번 드라마를 통해 다시 한번 느낀 것은 많은 분들의 믿음을 얻고 평가를 받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열심히 하는 것’이 진리인 것 같다.

-올해 제27회 하와이 국제 영화제에서 라이징 스타상을 수상하게 됐고 제10회 상하이 국제 영화제에서 해외 인기 스타상을 샤론스톤과 함께 수상했다. 올해만 두 번째 국제 영화제 수상의 영광을 안은 셈이다. 세계무대에 어떤 경쟁력으로 이준기를 알릴 것인가?

▲크게 욕심 부릴 만큼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지 않으니까 큰 것을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한국에서 배우로 입지를 다지면서 합작을 통해서 경험을 키우고 이준기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싶다. 해외 진출이라는 단어는 그 모든 것들이 수반됐을 때 쓸 수 있을 것 같다. 차근차근 다져가고 싶고 내공을 쌓아가면서 욕심을 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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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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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 | 2008/07/12 03:16 | 이준기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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